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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베테랑2 영화를 보고난 소감(줄거리 설명 없음)

by Backthebasic 2025. 2. 21.

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가 맛이 없을 수 있는 아이러니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아내와 나는 가정을 이루며 R&R이 명확히 나누어졌다. 아내는 중요한 의사결정, 아이들 공부, 청소 담당 / 나는 사소한 의사결정(?), 식사, 빨래 담당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은 아니고 살다보니 자연스레 맞추어 졌다. 서로 더 잘하는 부분을 하도록 배려한 덕분이다. 이렇게 10년이상 지내다 보니 각자 맡은 바에 특화되고 있다. 
 나는 특히 음식에 흥미가 계속 생기고 있다. 처음에야 당연히 그저 식사를 하기 위해 음식을 하였지만, 조금씩 요리에 관심이 가고, 더 맛있게 하는 것에 마음이 가고, 맛있게 먹어 주는 것에 행복이 닿았다.(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아이들 반찬, 술 안주 등 주로 했던 음식들에 대해 소개도 해보고 싶다)
 베테랑2를 보고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리를 못하던 시절, 고추장찌개를 만들었는데, 아내가 맛집 찌개 맛이 난다며 너무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기분이 매우 좋았는데, 그 다음주 인가 그 고추장찌개 해서 소주를 한잔 하자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다시 신나게 고추장찌개를 하였는데, 똑같이 한 것 같은데 그 맛이 아니었다. 아내도 애써 참았지만 맛이 없다는 표정 이었다. 재료도 같고(같은 것 같고) 조리도 똑같이 하였는데(한 것 같은데) 왜 맛이 없을까?(물론 어딘가 다르게 혹은 잘못 한 부분이 있겠지만 도통 알수 없음)


똑같이 고추장 찌개를 만들었는데 지난번 보다 맛이 없었던 나의 느낌과, 영화 개봉 후 쏟아지는 혹평을 보며 제작진의 느낌이 같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1편은 지금 보아도 재미있다. 보고 또 봐도 재밌는 영화가 나에게는 손에 꼽히는 데(타짜1편, 캐치미 이프유캔, 머니볼 등), 베테랑2 또한 그렇게 되기를 너무도 기대했던 바, 그 실망감이 더 컸던 것은 아닐지. 감독이 바뀐 것은 아닌지(시리즈물 중 종종 속편에 감독이 바뀌는 경우처럼) 찾아보던 씁쓸함이 아직도 여운으로 남는다.   
 
 베테랑 1편 출연진 중 2편에서 유일하게 변경된 배우가 본인으로 인해 영화가 재미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과한 자책감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란다.